저는 1994년 무더운 여름 서울에서 태어났습니다. 생후 1개월 때부터 무수한 병치레로 입원하는 날들이 아주 많았다고 합니다. 어릴 때 심하게 앓고 나서는 한쪽 귀도 들리지 않게 되었습니다. 지적장애 2급 판정도 받았습니다. 저의 어린 시절은 또래의 다른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지 못하고 소통도 힘들어서 남들보다 늦은 9살에 초등학교에 입학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리코더 오디션을 봐서 입단한 장애인 오케스트라에서 오보에라는 악기를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그 소리가 너무 깊고 근사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집중해서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오보에 덕에 단원이 되어 연습할 때도 전혀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오보에라는 악기는 저에게 단순히 오케스트라의 한 파트를 차지하는 악기가 아닙니다. 제가 무언가 집중해서 해낼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게 해 준 계기가 된 또 하나의 세상입니다. 5분 착석도 버거워했던 저에게 기다림의 시간을 참고 인내하며 견뎌낼 수 있게 해주어 비로소 다른 사람과 소통하며 어울리게 만들어 주었던 가장 소중한 친구의 다른 이름입니다. 오보에라는 친구, 그리고 음악으로 함께하는 제이아트 앙상블 친구들이 있어 무척 행복합니다. 영혼을 울리는 오보에 연주자로 감동과 희망을 전하는 삶을 살겠습니다.
프로필
· 백석예술대학 졸업
· 2013 KBS 교향악단 합동 공연
· 2014 대한민국 국제관악제 공연 및 협연
· 2015 평창 스페셜 뮤직 & 아트 페스티벌 폐막공연 연주
· 2019 한/대/일 우호교류음악회 공연
· 2019 선현문화나눔콘서트 출연
· 2019 서울 아산병원 재능기부 음악회 solo
